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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명 증원' 못박고 대화하자" vs "'2천명 증원 철회' 대화 전제조건"

SUNDISK 2024. 3. 26. 13:13

 

 

의대 교수 사직 행렬-진료 축소 현실화… “정부에 속아선 안돼” 강경론 우세

동아일보   박성민  기자    /        업데이트 2024-03-25 20:06

 

25일 오전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교수연구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정부의 입학정원과 정원배정 철회가 없는 한 위기는 해결될 수 없다며 오늘부터 교수들의 자발적 사직과 주52시간 근무, 외래진료 축소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25일 오전 7시 반. 고려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 교수들은 의사 가운을 입고 흰 봉투를 든 채 각 병원을 연결해 온라인 총회를 열었다. 고려대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잘못된 의료 정책과 정원 확대 추진을 철회하고 (대화) 협의체를 구성하라”고 요구한 뒤 각 병원 총회장에 마련된 수거함에 사직서 봉투를 넣고 자리를 빠져나갔다.

● 전국 대학 14곳에서 사직서 제출 릴레이

 

이날 전국 의대 교수 상당수는 예고한 대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주 52시간 근무’ 등 진료 축소에 들어갔다. 일각에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중재 시도로 타협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있었지만 ‘2000명 증원’에서 물러설 수 없다는 정부와 ‘2000명을 철회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의사단체는 막판까지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총회를 마친 후 “오늘(25일)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방재승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조사에서 교수 1400여 명 중 900여 명이 답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했다”며 “상당히 많은 교수들이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대 교수들도 이날 오후 사직서를 취합해 이은직 의대 학장에게 제출했다. 지방에서도 사직 행렬은 이어졌다. 연세대 원주캠퍼스 의대에선 교수가 10명인 과에서 8명이 사직서를 내기도 했다. 충남 순천향대는 93명, 충북대는 50여 명, 대전 건양대는 10여 명이 사직서를 냈다. 오후 8시 기준으로 교수 집단 사직서 제출이 시작된 곳은 전국 의대 40곳 중 14곳에 달한다.

이날 전국의대교수 비대위(비대위)에서 공개한 사직 결의에 의대 19곳이 이름을 올린 걸 감안하면 집단 사직에 동참하는 의대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김창수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은 “(사직서를 내기로 한 의대가) 거의 대부분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사직서 제출 후 당분간 병원을 떠나지 않는 대신 주 52시간 내에서 외래진료, 수술, 입원진료 등을 유지할 방침이다. 또 다음 달 1일부터는 외래진료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비대위는 이날 성명에서 “파국을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교수직을 던지고 맡은 환자 진료를 마친 후 수련병원과 소속 대학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 교수단체 “백지화 요구 ‘증원 0명’ 아냐”

다만 의사단체는 증원 숫자가 조정된다면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김 회장은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서류상 만들어진 숫자에 불과하다는 게 전의교협의 일관된 입장”이라면서도 “백지화가 ‘0명’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했다.

전의교협 조은정 비대위 홍보위원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 유예는 말이 안 되고 취소해야 한다”며 “취소한다면 (대응도)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교수들이 너무 힘들어 외래진료를 축소하기로 한 것”이라며 “전공의가 돌아와야 진료 축소를 버릴 수 있다. 이제 조만간 돌아가시는 분도 나올 것”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2차관을 언급하며 “특정 직군을 악마화시키는 것은 최고경영자라면 바로 해고할 사안”이라며 교체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정부와의 대화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국민들에게는 쇼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뒤로 의사들을 압박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는 정부와의 대화는 필요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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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료계 대화의지 환영…의대증원 등 반드시 완수"

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    2024-03-25 10:03

 

교수·전공의 향해 "이제는 대화하자"면서도 '2천 증원' 재차 못박아
군의관·공보의 총 200명 추가 파견…개원의 '병원 밖' 진료 한시허용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연합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5일 오전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어제(24일)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가 국민의힘과 간담회를 갖고 정부와의 건설적인 대화에 나설 준비가 되어있다고 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는 국무총리에게 의료계와 건설적인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추진하고, 당과 협의해 전공의 행정처분을 유연하게 처리해 달라고 당부하셨다"며 "정부는 관계부처가 협의해 의료계와의 대화를 위한 실무작업에 즉시 착수했다"고 부연했다.
 
조 장관은 "빠른 시간 내에 정부와 의료계가 마주 앉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며 "또한 의료공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의 행정처분에 대한 유연한 처리방안을 당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처분 시한이 임박한 전공의 면허정지 관련 "당과 협의해 유연한 처리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지시했다. 한 위원장은 같은 날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단과 50분 가량 비공개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던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유화적 제스처로 선회하면서, 의·정 간 타협 물꼬를 텄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전의교협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전날 의대 정원·배정에 대한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정부에 의한 입학정원과 정원배정의 철회가 없는 한 이 위기는 해결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교수들의 '자발적 사직'과 '주52시간 근무' 및 중증·응급 진료를 위한 외래 축소도 이날부터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25일 오전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총회''에 참석한 교수가 사직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의 현장 이탈이 한 달을 넘어서면서, 이들의 공백을 메워온 교수 등의 '번아웃'(소진)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 조 장관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현장 의료인들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기 위한 비상진료체계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중대본은 이날 개원의의 '병원 밖 의료행위'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현행법상 개원의는 자신이 개설한 의료기관에서만 진료가 가능하고, 그 외 장소에서의 의료행위는 제한된다.
 
정부는 현장 인력의 피로도를 낮추고 대체인력 충원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보건의료 재난경보가 '심각'인 기간에 한해 이같은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자체가 인정하면 수련병원 의사가 긴급상황 시 병원 밖에서 전자의무기록에 접속해 처방할 수 있고, 개원의도 '파트타임'으로 수련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약 60개 의료기관에 군의관 100명, 공보의 100명 등 총 200명을 추가로 파견한다.
 
조 장관은 의대 교수들과 전공의들을 향해 "보다 나은 의료체계를 만들기 위해 이제는 대화에 나서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그는 "의대 교수님들은 전공의들이 조속히 병원으로 돌아오도록 설득해 주시고, 전공의들과 함께 개혁 논의에 참여해 달라"며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비롯한 개혁과제를 구체화하고 실천하는 데 지혜를 모아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병원을 떠나 있는 전공의 여러분들도 한시라도 빨리 병원으로 돌아와 건설적이고 발전적인 논의에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며 "정부는 의료계를 정책의 동반자로 생각하고 의견을 경청하여 정책에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는 의료계가 대화를 위해 최우선으로 요구하는 선결 조건인 '2천 증원' 철회에는 응할 생각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조 장관은 "의료계와의 갈등 상황을 조속히 종결하기 위해 대화와 설득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27년 만에 이루어진 의대 정원 확대를 기반으로 의료개혁 과제를 반드시 완수하겠다. 끝까지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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