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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채상병 사망 사건? "조그마한 사고"

SUNDISK 2024. 3. 25. 21:56

이종섭 호주대사가 귀국하자 정부 여당에서는 이제 그 국면은 끝났다고 합니다. 아니죠. 공수처가 관련 사건으로 지목한 주요 피의자는 6명. 그중 한 사람은 호주대사가 됐고, 다른 둘은 이번 총선에서 공천을 받았고, 그리고 또 둘은 장군 승진을 했으며, 나머지 한 사람은 대학 총장이 됐습니다. 모두 포상을 받은 셈이죠. 아주 이상합니다. 수사기관이 출국 금지한 사건의 당사자들이 오히려 상을 받았습니다.

그들에게 포상한 자가 범인이다.

(2024년 3월 25일   김어준의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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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채상병 사망 사건? "조그마한 사고"

MBC 뉴스  김민찬   /    입력 2024-03-25 14:46 | 수정 2024-03-25 14:58

 

 

이종섭 호주대사에 대해 법무부가 출국금지를 해제시켜 준 지난 8일.

관심은 대통령실, 더 정확히는 윤석열 대통령에게로 쏠렸습니다.

출국금지까지 해제시켜 가며 이 대사를 이렇게 급하게 출국시켜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MBC는 설명을 듣기 위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에게 전화 취재를 했습니다.

이 대사가 신임장을 받고 떠나는지, 언제 받는지 등을 물었습니다.

그리고는 출국금지 사실을 이종섭 대사 지명 이후에 알았다는 게 맞느냐고 물었습니다. 공수처로 고발장이 접수된 게 지난해 9월이니 충분히 알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냐는 취지였습니다.

그러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거는 공수처의 문제고 시민단체의 문제다"

"정부 입장에서는 조그마한 사고가 있는데 그것이 불행하긴 하지만 지금 전 해병대 지휘관이 이제 법적인 문책을 받아야 된다는 거에 대해서는 국방장관이 의견을 가질 수는 있다. 정부는 그거를 사법적인 대상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여름, 실종자 수색 중 숨진 해병대 채 상병 사건을 이 관계자는 "조그마한 사고"라고 표현했습니다.

구명조끼도 없이 수색에 나섰다가 급류에 휩쓸렸던 군인이었고, 청년이었고, 그리고 부모에게는 소중한 아들이었습니다.

나라가 지켜주지 못한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을,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그저 "조그마한 사고"로 규정한 겁니다.

채 상병 죽음이 억울한 희생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건 진상 규명이 첫 번째입니다.

어디까지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 누가 수사 결과에 외압을 행사했는지, 여러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황에서 "조그마한 사고"라는 표현에는 진상 규명의 의지를 발견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채 상병의 죽음을 이렇게 인식하고 있으니, 채 상병 사건을 바라보는 대통령실 전반적인 시각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실제 대통령실은 지난 18일, 피의자 신분인 이 대사에 대해 "검증 과정에서 고발 내용을 검토한 결과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고도 했습니다.

공수처가 고발 내용을 제공한 적도 없다고 한 만큼, 고발 내용을 대통령실이 어떻게 미리 확인한 것도 의문이지만, 대통령실이 사실상 결론까지 내린 걸로 판단됩니다.

대통령실로선 채 상병 사망 사건 자체가 "조그마한 사고"이다 보니, 이후 벌어진 수사 외압 의혹 역시 문제가 없다는 게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대통령실이 채 상병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또 다른 곳에서도 드러납니다.

지난 14일 대통령실이 이종섭 대사 도피 논란과 관련해 '공수처-야당-좌파 언론이 결탁한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했던 날.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 대사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으로 작년 10월 장관직에서 물러난 만큼, 그에 대한 보답 형식으로 호주대사에 임명됐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지휘관 지시로 안전 장비 하나 없이 물에 들어가,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은 장병에 대해서는 "조그마한 사고".

그 때문에 장관직에서 물러난 사람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

어쩌면 이 말들이 윤석열 정부가 채상병 사건과 이종섭 대사 의혹을 바라보는 인식을 설명해 주는 키워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는 중에도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 관련자들은 줄줄이 영전했습니다.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은 국민의힘에서 총선 단수 공천을 받았습니다.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임기훈 전 안보실 국방비서관은 각각 육군 56사단장, 국방대 총장으로 한 단계씩 진급했습니다.

 

 

지난 1월, 채 상병과 함께 급류에 휩쓸렸다가 가까스로 구조되었던 생존 장병 어머니는 국회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고의 원인을 알고 싶습니다. 세상을 떠난 채 상병과 제 아들, 그리고 동료들에게 이 사건이 ‘너희 책임이 아니다’라는 말을 꼭 건네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려면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명백히 밝혀야만 합니다. 그게 평생 잊을 수 없는 끔찍한 기억을 안고 살아가야 할 아이들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채 상병을 위해 조금 더 먼저 산 어른들이 해야 할 몫이라 여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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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대통령실 관계자, 채 상병 사건에 ‘조그마한 사고’”…박주민 “두 눈을 의심”

만중의소리 김도균  기자    /   발행 2024-03-23 16:10:27

 

박주민(오른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2일 경기 과천 공수처에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관계자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기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2024.03.22. ⓒ뉴시스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통령실 관계자가 “조그마한 사고”라고 표현했다는 MBC 보도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두 눈을 의심했다”고 밝혔다.

MBC는 22일 오후 ‘공수처 “당분간 소환 어렵다”‥민주 “대통령실이 수사 가이드 제시” 고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대통령실이 ‘이 대사의 고발 내용을 검토한 결과 문제없다’고 한 것에 박주민 의원 등 민주당이 사실상 ‘수사 가이드라인’이라며 공수처법 위반으로 고발했다는 내용이다.

기사에서 MBC는 “수사 외압 의혹의 발단이 된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최근 MBC에 이를 ‘조그마한 사고’로 표현하고, 불행하긴 하지만 ‘전 지휘관이 법적인 문책을 받는 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박주민 의원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보도를 전하며 “윤석열 정부의 ‘장병과 국민의 생명’에 대한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말이 아닐 수 없다”며 “두 눈을 의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휘관의 무리한 지시로 안전 장비 하나 없이 물에 들어간 장병이 목숨을 잃어도 ‘조그마한 사고’ 취급을 받는다면 어떤 국민이 마음 놓고 자식을 군에 입대시킬 수 있겠냐”면서 “윤석열 대통령부터 박정훈 전 수사단장의 조사 결과에 대해 격노하며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나’라고 말했다는 의혹도 널리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군인은 물론 국민들께서도 절대 동의할 수 없는, 실로 부끄러워해야 마땅한 발언이고 인식”이라며 “대한민국 군인과 국민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이 사건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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