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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는 해리스가 압도적 ‘판정승’…득표로 이어질까?

SUNDISK 2024. 9. 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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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는 해리스가 압도적 ‘판정승’…득표로 이어질까? 

한겨레   권태호  기자    /   수정 2024-09-12 10:48  등록 2024-09-12 09:04

 

# 미국 대선 첫 TV토론

 

- 애초 경험많은 도널드 트럼프와 갑자기 대선 후보가 된 카멀라 해리스의 첫 TV토론에서 해리스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더 관심이었습니다. 그리고 만일 해리스가 토론에서 주춤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 낙마 이후 이어졌던 해리스의 상승세도 꺾일 수 있다는 민주당 지지층의 우려가 꽤 있었습니다. 그러나 토론회가 끝난 뒤, 전반적인 평가는 해리스의 ‘압승 같은 판정승’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 이번이 3번째 대선전인 트럼프는 예상대로 ‘아무말 대잔치’였는데, 논리를 파괴하는 식의 ‘트럼프식 어법’이 이젠 더 이상 새롭지 않고, ‘아니면 말고’식의 거짓 주장도 깐깐한 사회자들의 ‘실시간 팩트체킹’ 앞에 빛이 바랬습니다. 또 지난 6월27일 CNN 토론회에서 조 바이든이 노쇠를 그대로 드러내면서 자멸한 것과 같은 행운이 이번엔 트럼프에게 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번엔 1964년생 해리스 앞에 78살 트럼프가 대비되면서 ‘이젠 트럼프도 늙었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습니다.

 

- 새 인물인 해리스가 검찰 출신으로 트럼프를 잘 몰아붙인 측면도 있지만, 새롭지 않은 트럼프가 스스로 주저앉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 정치예측 베팅사이트인 ‘폴리마켓’에 따르면, 토론회 이후 해리스의 당선 가능성은 3%p 올라갔고,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은 3%p 내려갔습니다. 그렇게 해서 두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49% 대 49%로 동률입니다.

 

1. 토론 내용은?

 

- 두 후보의 주요 발언입니다.

 

 1) 관세 정책

 

- (모든 수입품에 20% 관세라는 트럼프 정책이 인플레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 트럼프 => “국민들이 더 높은 물가를 감당할 일은 없다. 중국과 우리를 오랫동안 착취해 온 나라들이 높은 가격을 감당하게 될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3년 반 동안 관세를 유지했다. 나의 재임 시절에 인플레이션이 없었다”

- 해리스 =>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무역 적자를 초래했다. 중국 군 현대화에 필요한 미국의 칩을 판매해 우리를 배신했다”

 

 2) 경제정책

 

- 해리스 => “골드만삭스, 와튼스쿨, 노벨상 수상자 16명 모두 트럼프의 경제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증가시키고 경기침체를 초래할 거라고 분석했다”

- 트럼프 => “내가 와튼스쿨에서 공부했는데 그곳의 많은 최고 교수들이 나의 계획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3) 북한

 

- 해리스 => “트럼프가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교환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독재자들이 (트럼프가) 대통령 되기를 바란다. 아첨과 호의로 그를 조종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 트럼프 => “중국, 북한, 러시아가 나를 두려워한다. (내가 없는 동안)북한에서 벌어진 일을 봐라”

 

 4) 가자 전쟁

 

- 트럼프 => “해리스가 이스라엘을 싫어한다.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이스라엘은 2년 이내에 사라지게 될 것”

- 해리스 => “내 경력과 인생을 통틀어 이스라엘을 지지해왔다. 이스라엘은 스스로 방어할 권리가 있고,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이 이스라엘에 가하는 위협과 관련해 언제나 이스라엘을 지원할 것”

 

 5) 우크라이나 전쟁

 

- 트럼프 => “대통령 취임 전에 해결하겠다”

- 해리스 => “만약 트럼프가 대통령이었다면 푸틴은 지금 키이우(우크라이나 수도)에 있을 것”

 

한겨레 3면 그래픽

 

 

 6) 임신중지 권리

 

- 트럼프 => “나는 임신중지 금지에 찬성하지 않지만, 각 주가 결정하도록 했기 때문에 내 입장은 중요하지 않다”, “아기가 태어난 뒤에 죽이는 주도 있다. 민주당 정치인들이 (태어난) 아기를 죽이는 것을 지지한다”

- 해리스 “(토론에서) 거짓말을 많이 듣게 될 것이라 했는데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트럼프가 다시 선출되면 전국적인 임신중지 금지법에 (트럼프가) 서명할 것”

 

 7) 이민자 문제

 

- 트럼프 => “(현 정부) 정책을 유지하면 국경에 베네수엘라 불법체류자들이 계속 들어올 것. 불법체류자들 가운데 중범죄자가 많다. 민주당이 불법 이민자들에게 투표권을 주고 있다. 해리스는 흑인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 해리스 =>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이 인종을 이용해 미국 시민을 분열시키려 하는 것은 비극”

 

 8) 의료보험(전국민건강보험개혁법, 오바마 케어)

 

- 트럼프 => “형편없는 의료제도다. 폐지하겠다. (대안은?) 계획의 컨셉이 있다”

- 해리스 => “우리가 해야할 일은 저렴한 의료보험 혜택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것”

 

 9) 총기 소유

 

- 트럼프 => “해리스는 모든 사람의 총을 뺏으려 한다”

- 해리스 => “(부통령 후보) 월즈와 나는 모두 총을 갖고 있다. 누구의 총도 빼앗지 않을 것”

 

한겨레 2면 그래픽

 

 

2. 평가

 

- “해리스가 이겼다. 트럼프는 해리스가 던진 미끼를 거부하지 못했다. 해리스는 바이든이 아니었지만 트럼프는 우리가 몇년 동안 봐온 트럼프였다”(정치분석 사이트 ‘새버토의 크리스털볼’의 존 마일스 콜먼 부편집장이 한겨레에 보낸 이메일)

- 뉴욕타임스, “해리스가 트럼프를 수세에 몰아넣었다. 다만 선거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KO는 없었다”

- 워싱턴포스트, 경합주 유권자 25명에게 물은 결과 23명이 ‘해리스가 잘했다’고 평가

- CNN 여론조사, 등록 유권자 63%가 ‘해리스가 더 잘했다’고 응답

- 폭스뉴스, “해리스가 분명히 승리했다”

 

한겨레 1면 그래픽

 

3. 미국 언론들의 보도

 

- 미국 현지시각으로 밤늦게 토론이 이뤄져, 미국 11일치 종이신문에는 토론 내용을 제대로 담지 못했습니다. 한국시각 오전 8시 현재, 미 주요 언론사 디지털 사이트 홈페이지 첫 화면의 머릿기사 제목입니다.

- (뉴욕타임스) Harris and Trump Bet on Their Own Sharply Contrasting Views of America

- How resounding was Harris’s debate win? Let’s look at the polls.(워싱턴포스트)

- Trump Debate Performance Frustrates Republicans(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가 자사 소속 논설위원과 뉴욕타임스에 기고를 하고 있는 칼럼니스트 등 14명에게 ‘누가 토론에서 이겼는지’, 그리고 ‘누구의 연설이 더 국민들을 고무 또는 우울하게 했는지’를 시각적 그래픽으로 표현했습니다. ‘해리스가 이겼다’는 평가는 13대1로 압도적이지만, 토론회를 본 많은 미국인들이 ‘우울해 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4. 선거 영향

 

- 비록 이번 TV토론에서는 해리스가 이겼다는 게 너무도 분명하지만, 토론의 승리가 곧바로 대선의 승리로 이어질 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 TV토론이 어떤 형태로든 해리스의 승리에 순기능적인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 뉴욕타임스는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매일 대선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토론회 직후라, 토론회 내용이 당장 여론조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긴 힘들지만, 현재 여전히 해리스가 여론조사상으로는 우세한 게 사실입니다.

- 전국적으로는 2%포인트 앞서고 있습니다.(49% 대 47%)

- 경합주 7개주에서도 조지아와 애리조나를 제외한 5개주에서 해리스가 앞서고 있습니다.

- 그러나 모두 0~3%p 정도 앞서는, 오차범위 이내의 초박빙이어서 아직은 여전히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