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은 한동훈, 이원석 등 수사 경험이 많은 특수통을 중용했는데, 이들과 김건희 여사 수사를 두고 갈등을 겪으면서 이번 선택은 기획통
+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던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청구에 나서자 결재에 반대했고, 이를 계기로 윤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워진 것
+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이 법무부 검찰국장 당시 심 후보자의 직속상관이었던 만큼 검찰과 용산의 소통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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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 온화한 기획통… '추미애 尹 징계' 땐 강경 반대
尹대통령, 現 법무차관 지명
한국일보 유종헌 기자 박혜연 기자 / 입력 2024.08.12. 01:25 업데이트 2024.08.12. 07:39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이원석 검찰총장 후임에 심우정(53·사법연수원 26기) 법무부 차관을 지명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심 후보자는 법무부·검찰의 주요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며 “안정적으로 검찰 조직을 이끌고, 헌법과 법치주의 수호, 국민 보호라는 검찰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심 후보자는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7년 중앙지검 형사1부장을 지냈다.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던 2020년에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를 강행하자 “동의하기 어렵다”고 해 결재 라인에서 배제되기도 했다. 이 일로 윤 대통령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 후보자는 김주현 민정수석비서관과도 여러 차례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심 후보자는 검찰 내 대표적 ‘기획통’으로 분류된다. 이번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초대 검찰총장인 이원석 총장이 모두 특별 수사 분야 리더였던 것과는 대비된다. 검찰 관계자는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선후배들에게 두루 신망을 얻고 있는 인물이어서, 검찰 조직의 안정에 방점을 찍은 인사로 보인다”고 했다.
검찰총장은 국회 인사 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이 총장의 임기는 다음 달 15일 끝난다. 심 후보자는 이날 “엄중한 시기에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에 대해선 “증거와 법리에 따라, 원칙이 지켜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유종헌·박혜연 기자
심우정 후보자는 충남 공주 출신으로 서울 휘문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자유선진당 대표와 17·18대 국회의원 등을 지낸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의 아들이다. 온화한 성격으로 검찰 구성원들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 후보자는 제36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000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 법무부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대구지검 서부지청 차장 등을 거쳤다. 중앙지검 형사1부장 시절에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정 농단 방조 의혹, 진경준 전 검사장의 주식 특혜 의혹 등을 수사했다. 2019년 검사장으로 승진해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서울동부지검장, 인천지검장 등을 지냈다. 심 후보자는 이원석 총장(27기)보다 사법연수원 한 기수 선배지만, 작년 9월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임명돼 이 총장을 보좌했다. 한동훈 전 장관 사임 뒤인 지난 1월에는 법무부 차관에 임명돼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잠시 맡기도 했다.
이 총장보다 기수가 높은 심 후보자가 검찰총장으로 지명되면서, 검찰 조직은 당분간 큰 인사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에는 그동안 신임 총장이 임명되면 선배와 동기들이 그만두는 관례가 있어 왔다. 하지만 심 후보자의 경우 동기인 임관혁 서울고검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후배들이어서 고위직 줄사퇴와 이에 따른 대규모 인사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지난 5월 검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한편 심 후보자에게는 사정(司正) 기관 수장으로서 각종 사건 수사를 총괄하는 것 외에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특히 민주당 등 야권이 추진 중인 ‘검찰청 폐지’ 법안에 대응하고, 사기가 꺾인 검찰 조직을 안정시키는 게 시급한 과제다. 민주당은 최근 검찰청을 해체하고 공소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검찰 개혁안’을 당론으로 검토 중이다. 또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고, 이들을 상대로 한 청문회도 추진 중이다. 한 검찰 간부는 “최근 정치권의 잇따른 공격에 일선 검사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신임 총장은 내부 조직 정비와 함께 외부 압력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를 놓고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 충돌하면서 생긴 내분을 봉합하는 것도 심 후보자의 과제 중 하나다. 앞서 이창수 중앙지검장이 김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하면서 이 총장에게 사전 보고를 누락하고, 이 총장이 진상 파악을 지시하면서 수사팀 검사가 사표를 내는 등 중앙지검과 대검이 갈등을 빚었다. 이 지검장이 이 총장에게 사과하면서 갈등이 임시 봉합되긴 했지만, 김 여사에 대한 처분을 앞두고 다시 한번 양측이 입장 차를 보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심 후보자는 중앙지검의 김건희 여사 ‘명품 백 수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김정숙 여사 ‘샤넬 재킷·인도 외유성 출장 의혹’, 전주지검의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 특혜 채용 의혹’ 등 굵직한 사건들 수사를 지휘하게 된다. ‘대장동 개발 비리’ 등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관련 사건, 카카오그룹의 ‘SM 주가 조작 의혹’ 등 이미 재판 중인 주요 사건들의 공소 유지 역시 총괄한다.
심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검찰이 국민 기본권을 보호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사명과 역할을 다해,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의 ‘검찰청 폐지’ 법안에 대해선 “국민들이 보호받고 형사 사법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는 방안이 될 수 있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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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방극렬 기자 이민준 기자 / 입력 2024.08.08. 00:55업데이트 2024.08.0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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