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피한 것도 모르는 YTN의 '오번역'은 '가짜뉴스'에 버금가는 중대한 사안. [오번역 = 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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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방사령관을 ‘워터 디펜스 커맨드’로…YTN 영문 사이트 ‘잠정 중단’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Actress Choi’, 비명계를 ‘screaming world’로…YTN “오류 발생 가능성 고지 못 보고 오번역 불만 사례…상단에 한글 고지 준비될 때까지 잠정 중단”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 입력 2025.01.22 17:53 수정 2025.01.22 18:24
‘아시아 넘버 원 보도전문채널’을 표방하는 YTN의 영문 뉴스 사이트에서 황당한 오역 사례들이 확인됐다. YTN은 AI 자동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며 ‘오번역 가능성’을 고지했다면서, 영문 사이트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YTN 홈페이지는 자사 뉴스를 영어로 번역해 제공하는 영문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영문 뉴스 상당수가 기존 단어의 뜻과 전혀 다른 표현으로 오역되고 있다.
일례로 <가자 휴전하니 이번엔 서안 공격…이스라엘군 수장은 사의>(1월22일) 기사에서 ‘가자지구’를 의미하는 ‘가자’(Gaza)가 ‘Let’s go’로 표기되는 식이다.
21일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테슬라 CEO가 나치식 경례를 연상케 했다는 기사에선, ‘물의’가 ‘water intention’(물+의도)으로 오역됐다.
같은 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석열 대통령 강제구인 시도를 비판한 기사에선 ‘구인’이 일할 사람을 구한다는 뜻의 ‘recruitment’로 표현됐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 대행을 ‘Actress Choi’ 즉 ‘최 배우’로 오역하거나, 수도방위사령관을 ‘water defense command’로 오역한 기사들도 확인됐다.
야권 관련 기사 중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 집단이 아니라는 의미의 ‘비명계’가 ‘비명 지르는 세계’(screaming world)로 표기된 사례도 있다.
영문 표현의 스펠링이 틀린 경우도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나치’에 비유한 문장에서 ‘나치’(Nazi)는 배꼽춤이나 러시아 친 푸틴 단체를 뜻하는 단어(Nachi)로 오역됐다.
같은 기사의 ‘헌재(Constitutional Court·헌법재판소 약칭) 흔들기’는 ‘헌재(Heonjae)를 흔들다’는 뜻의 ‘shaking Heonjae’로 표기됐다.
YTN 영문 사이트는 민영화한 YTN에 첫 취임한 김백 사장 체제에서 도입됐다. 앞서 김백 사장은 지난해 4월 취임사에서 “YTN을 우리나라 뿐 아니라 아시아의 넘버 원(NO.1) 보도채널로 만들자”는 포부를 밝혔고, YTN은 10월 영문 사이트를 개시했다. 지난 수개월 간 드러나지 않은 오역 사례는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YTN 구성원들은 사측이 영문 사이트를 열어놓고 모니터링 전담 인력도 두지 않아 심각한 번역 오류가 방치됐다고 지적했다.
YTN은 22일 사측 조치를 묻는 본지 취재에 이미 영문 사이트의 ‘오번역 가능성’을 고지해왔다면서도 이를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다. YTN 디지털본부는 “영문 번역은 네이버 파파고 AI를 이용했으며 오번역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과, 오번역이 확인됐을 때 신고할 수 있는 창구를 ‘모든’ 페이지 하단에 고지하고 있다”면서 “신고 등으로 번역 오류가 파악될 경우, 내용을 수정하고 동시에 네이버 측에도 해당 내용을 알려서 ‘번역 AI 기능’의 개선을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YTN 디지털본부는 이어 “최근 시청자가 ‘자동 번역’과 ‘오류 발생 가능성’ 내용 고지를 못 보고, 오번역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사례가 발생”했다면서 “이 같은 사례를 막기 위해, 현재 페이지 하단의 영문 고지와 병행해서, 상단에 한글 고지를 추가해서 시청자 불편을 해소하기로 했다. 해당 내용이 준비될 때까지 영문 사이트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했다.
YTN 노사는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요구에 따라 23일 영문 사이트 오역에 관한 공정방송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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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황당오역에 사측 “시청자가 양해할 거라 생각”
사업 뜻 굽히지 않은 사측…“유튜버가 공격 수단 삼아 벌어진 것”
노조 “YTN 명예 실추, 책임 회피…일·중문 준비도 중단하라”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 입력 2025.01.24 13:49 수정 2025.01.24 14:07
YTN이 유진그룹 인수 뒤 내놓은 영문 뉴스 사이트 ‘오역 사태’를 두고 ‘특정 유튜버가 YTN 공격 수단’으로 삼아 논란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영문 뉴스 사업을 “더 철저하게 준비했어야 되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사업은 지속하겠다고 했다.
YTN과 언론노조 YTN지부는 23일 ‘YTN 영어 홈페이지 오류 건’ 등을 주제로 공정방송위원회 임시회의를 열었다. YTN 측이 공지한 회의 결과를 보면, 사측은 영어뉴스 홈페이지를 즉각 폐지하라는 언론노조 YTN지부 요구에 “우리 회사가 글로벌한 외연을 넓히는 차원에서 이런 부분들을 준비해야 되는 방향성은 맞는 것 같다”며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유진그룹이 지난해 초 YTN의 공적 지분을 인수한 뒤 YTN은 ‘아시아 넘버 원 보도전문채널’을 표방하며 영문뉴스 사이트를 개설했다. 내용 검수 인력 없이 번역기만 돌린 뉴스를 제공했고, 그 결과 상당수가 기존 단어의 뜻과 전혀 다른 표현으로 오역되고 있었다.
예컨대 △최상목 대통령 권한 대행을 ‘Actress Choi’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이 아니라는 의미의 ‘비명계’를 ‘screaming world’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를 ‘Let’s go’ △수도방위사령관을 ‘water defense command’로 표기했다. YTN은 사이트를 잠정 중단하면서도 ‘오번역 가능성을 고지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YTN지부는 “‘아시아 넘버 원 채널을 만들겠다’라는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을 위한 보여주기식 졸속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다수 인터넷 브라우저에 자동 번역 기능이 있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영어 홈페이지 운영은 비효율적이고 무의미하다고도 했다. YTN은 현재 일본어, 중국어 홈페이지도 준비 중인데 YTN지부는 이 역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사측은 ‘이 페이지는 네이버 파파고의 자동 번역을 통해서 제공되는 것’이라고 공지하고 있었다며 오역 신고 페이지로 연결돼 시청자들이 양해할 것이라 생각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번에 이슈가 된 것은 특정 유튜버가 YTN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회장과 사장 (사업) 지시가 있던 게 아니냐, 보여주기식이 아니냐는 측면으로 연결해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이에 YTN지부는 “명백하고 터무니없이 YTN의 명예를 실추시킨 일”이라며 특정 유튜브 탓이라거나 문구로 책임을 피해가려는 태도는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또 “해외 공사관이나 정부기관, 금융사가 영문뉴스를 찾는 상황에 영어 기사로 나갈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갈 수 없다면 서비스 자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측은 “이번 건에 대해 반성하고 좀 더 철저하게 준비했어야 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들을 인정”한다면서도 “한글 서비스만 하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효율적이고 우려하는 공격들을 피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서비스를 재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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