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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 내란사태 보며 “자괴감…국민께 송구스러워”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 후 첫 인터뷰
“이런 사람들에 정권 넘겨 자괴감
물론 저에게 제일 큰 책임이 있다
윤, 책임 인정이 대통령의 남은 도리
민주당, 이기려면 더 포용·확장해야”
한겨레 박찬수기자 / 수정 2025-02-10 10:09 등록 2025-02-10 05:00
문재인 전 대통령은 7일 “이번 계엄·탄핵 사태를 보면서 자괴감이 이루 말할 수 없어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총체적으로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데 대해선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한겨레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히면서, 재임 시절 윤석열 검사의 검찰총장 발탁에 대해선 “두고두고 후회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이 2022년 5월 퇴임한 뒤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처음이다. 인터뷰는 지난 7일 오후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자택에서 2시간 동안 이뤄졌다. 문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선포 때의 충격과 분노,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 더불어민주당의 진로 등 최근 현안뿐 아니라 재임 시절 윤석열 검사를 검찰총장에 발탁한 과정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3일 밤 비상계엄 소식을 처음 접하고는 “처음엔 믿어지지 않아 유튜브 가짜뉴스인가 그런 생각까지 했다. 야당을 반국가 세력이라며 일거에 척결하겠다는 걸 듣고서 윤 대통령이 정말 망상의 병이 깊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탄핵 재판에서 내란 혐의를 부인하는 모습에 대해선 “어떻게든 연명해보고자 하는 태도가 너무 추하고 서글프게 느껴졌다. 이제라도 빨리 책임을 인정하고 나라를 빠르게 안정시키는 데 협력하는 게 대통령의 남은 도리”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초기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으로 발탁한 과정과 관련해서 “찬반 의견이 갈렸는데, 반대 의견은 소수였지만 윤 검사를 가까이에서 겪어본 이들의 의견이었기에 많은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 후보 2명 중 다른 한분은 검찰개혁에 반대하는데 윤 후보자는 지지하겠다고 했다. 당시에 나하고 조국 민정수석이 검찰개혁에 너무 꽂혀 있었달까 그래서 윤 후보자를 선택했는데, 그 순간이 두고두고 후회가 됐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 당선 이후 “이런 사람들에게 정권을 넘겨줬다는 자괴감이 아주 컸다. 게다가 이번에 계엄·탄핵 사태가 나니까 밤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국민에게 송구한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 단초가 된 건 검찰총장 임명이지만 더 유감스러운 건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라며 “총체적으로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켰다는 점에 대해 우리 정부(문재인 정부) 사람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우리 정부에서는 물론 내가 제일 큰 책임이 있다.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기필코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아 오는 것이 민주당의 역사적 책무”라며 “민주당이 이기려면 좀 더 포용하고 확장해야 한다. 경쟁을 자꾸 분열로 비판하며 밀쳐내는 건 민주당을 협소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엔 이재명 대표의 경쟁자가 없다. 그럴수록 확장해야 한다. (설 연휴 때 찾아온) 이 대표에게도 이런 얘기를 했고, 이 대표도 나와 생각이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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