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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심판 5차 변론으로 본 12·3 당일

SUNDISK 2025. 2. 5. 09:48

 

 

윤석열 “간첩 싹 잡아들이라 한 것”, 누가 믿을까? [2월5일 뉴스뷰리핑]

한겨레    권태호 기자   /   수정 2025-02-05 09:32   등록 2025-02-05 09:10

 

 

# 탄핵심판 5차 변론으로 본 12·3 당일

 

- 어제 오후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이 열렸습니다.

-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참석해 윤 대통령과 상반된 주장을 폈습니다.

-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열관은 “윤 대통령과 3번 통화했다”고 밝혔습니다.

- 대부분 부인으로 일관한 윤 대통령은 “내가 선관위에 군 투입 지시했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 어제 국회에서는 내란 국조특위 2차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출석해 “요원 아닌 의원 끌어내라 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1. 서로 다른 윤석열-홍장원의 말

 

- 자신이 다 덮어쓰기로 작심하고 나온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달리, 줄곧 ‘계엄선포는 잘못’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온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헌재 탄핵심판 출석은 이날 변론 전부터 관심이 높았습니다.

- 홍 전 차장과 윤 대통령의 말은 서로 달랐습니다.

 

1)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지시받았다”

 

- 홍 전 1차장의 말입니다.

(윤 대통령이 ‘싹 다 잡아들이라, 국정원에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국군방첩사령부를 도우라’고 말했느냐) “그렇게 기억한다. 다만 누구를 잡아들여야 하는지는 전달받지 못했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사용한 정확한 워딩이 ‘체포조’가 맞느냐', 체포 대상을 검거 후 방첩사 구금 시설에서 감금해 조사할 예정이라는 얘기를 들었느냐) “그렇다. 여 전 사령관이 불러주는 체포 명단을 받아 적었다. 적다 보니 이게 뭐지, 생각이 들어서 뒤 내용은 반 정도 적다가 추가로 적지 않았고, 나름대로 기억을 회복해 적어 보니까 14명, 16명 정도 됐나 기억한다”

- 이날 국회 쪽이 제시한 통화 기록을 보면,

오후 8:22 윤 대통령-홍 전 차장 20초 통화. “1∼2시간 이후 중요하게 할 일이 있으니 대기하라”고 지시

(오후 10:30 계엄 선포)

오후 10:53 윤 대통령이 홍 전 차장에게 전화 걸어 1분24초 통화. “싹 다 잡아들이라”고 지시

오후 10:58, 11:06 홍 전 차장, 여인형 방첩사령관 전화. 여 전 사령관, 체포 명단 불러

 

2) 윤, “간첩 싹 잡아들이라고 한 것”

 

- 윤 대통령 쪽 김계리 변호사의 말입니다.

“간첩들을 싹 다 잡아들이라고 말한 것이다. (대통령은)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증인 혼자 그렇게 이해한 것 아니냐”

이에 국회 쪽이 ‘여 전 사령관과 통화에서 간첩이 언급됐느냐'고 묻자, 홍 전 차장은 “없다”고 답합니다.

- 윤 대통령의 말입니다.

“해외 순방 때 국정원의 해외 담당 파트가 여러가지 경호 정보를 많이 도왔기 때문에 격려 차원에서 전화를 해야겠다고 해서, 계엄 사무가 아닌 간첩 검거와 관련해 방첩사를 도와주라는 얘기를 한 것”(궤변)

“국정원은 수사권이 없고 검거는커녕 위치 추적을 할 수가 없다. (체포 관련 내용) 자체가 말이 안 된다”(부인)

“홍 전 차장 해임안 결재 이후, (홍 전 차장의) 폭로가 시작됐다”(증인 공격)

- 홍 전 차장의 말입니다. 증인신문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창 비상계엄 관련 국무회의가 진행 중이고 수방사, 특전사가 막 난리를 치는데 예전에 해외 한번 나갔다 왔던 1차장한테 격려차 전화를 하신다, 그 시간에?”

홍 전 차장이 윤 대통령 전화를 받은 시각은 오후 10:53분입니다.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가 끝난 10:22분에서 30분 정도 지났을 때입니다.

 

동아일보 3면 그래픽

 

2. 윤, “선관위 군 투입, 내가 지시했다”

 

- 윤 대통령은 선관위 군 투입 지시를 본인이 직접 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시스템 점검하라’고 한 것이라는 변명을 하기 위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군 투입 지시’를 자백한 셈입니다. 이날 많은 신문들의 1면 톱 제목입니다.

“선관위에 (군을) 보내라고 한 것은 제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얘기한 것이다. 범죄 수사 개념이 아니라 선관위에 들어가서 국정원이 다 보지 못했던 선관위 전산 시스템이 어떤 게 있고, 어떻게 가동되는지 스크린(점검)을 하라, 그렇게 해서 계엄군이 들어간 것으로 저는 알고 있다”

“검찰에 있을 때부터 선거 사건, 선거 소송에 대해 쭉 보고 받아보면 투표함을 개함했을 때 여러가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가는 엉터리 투표지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부정선거라는 말은 쓰는 사람마다 다릅니다만, 이게 문제가 있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 부정선거론을 이어가는 한편, 검찰 때부터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출동한 군인들은) 서버를 압수하네 뭐네, 이런 식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제가 내린 지시는 장비가 어떤 시스템으로 가동되는지 보라는 것이었다”

=> 자신의 지시를 군인들이 잘못 인식했다는 식입니다. 범죄 혐의를 현장 군인들에게 떠넘기려는 시도입니다.

“국방부 장관도 지휘관, 사령관들한테 ‘이 계엄은 곧 해제될 계엄이고 전체 군 투입은 얼마 안 된다’는 얘기를 안 하고, 헌법에 따라 각자 맡은 업무를 하도록 했기 때문에 각자 정해진 매뉴얼대로 하다 보니까 저나 장관이 생각한 것 이상의 어떤 조치를 준비했을 수는 있다”

=> 마찬가지입니다. 잘못을 아랫사람에게 떠넘기는 방식입니다.

 

3. 이진우·여인형도 부인 또는 거부

 

- 어제 탄핵심판 5차 변론에는 홍장원 전 국정원 차장 외에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도 출석했습니다.

- 이들은 과거 발언을 부인하거나, 관련 증언을 거부하는 형태로 일관했습니다. 따라서 겉으로 보기에는 윤 대통령과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고 볼 수 있으나, 이들의 주장은 ‘나는 지시에 따랐을 뿐이고, 그때 당시에는 그 지시가 부당한지 어떤지를 파악하기 힘들었다’는 것에 맞춰져 있습니다. 윤 대통령을 변호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을 변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견 윤 대통령 쪽과 같은 입장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책임을 윤 대통령 쪽에 넘기는 것입니다.

 

1)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 윤 대통령 전화 지시 등 대부분 증언 거부

“저도 형사소송에 관련돼 있고 검찰 조서에 대한 증거 인부(인정 또는 부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답변이) 상당히 제한되는 점을 양해해 달라”

- 다만, “대통령과 통화한 건 맞느냐”는 물음에 “그렇다”며, 윤 대통령과 세 번 통화했다는 점만 시인했습니다.

 

2)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 여 전 사령관은 증언 거부에 ‘부인’을 추가했습니다. 여 전 사령관은 충암고 후배로 이 전 사령관에 비해 ‘12·3 내란’에 좀더 관여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 바 있습니다.

-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14명 체포 명단 받은 사실 있냐’) “장관으로부터 지시받은 사항을 이해해서 부하들에게 얘기한 것이고, 부하들 각각에게 지시사항을 전파하는 과정에서 서로 이해한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형사재판 관련 부분이라 자세히 진술할 수 없다”

- (홍장원 국정원 차장에게 위치정보 확인 요청 여부) 통화 사실은 인정, 위치정보 확인 요청은 답변 거부

- 다만 조지호 경찰청장과 통화에서 특정 인물 명단을 전달하며 위치 정보를 요청한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이는 상대방(조지호 경찰청장)이 있기에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항명 혐의 재판을 담당한 군판사 4명의 신원 파악 지시했냐) “정확히 4명의 이름을 불렀는지 기억이 불분명하다. 합동수사단장으로 임무 수행이 예상돼 군사법원이 어떻게 되는지 다음 절차를 생각했던 것 같다”

- (선관위와 여론조사 꽃 등에 방첩사 요원 출동시킨 이유) “형사재판에서 밝히겠다”

 

5. 언론보도

 

1) 1면 제목

한겨레 = 윤석열 “내가 선관위에 계엄군 투입 지시”(톱)

경향 = 윤석열 “내가 선관위 군 투입 지시했다”(톱)

동아 = 尹 “선관위에 軍투입 내가 김용현에 얘기”(톱)

중앙 = 12·3 심야 통화의 진실 윤·홍장원 헌재서 공방(톱)

한국 = 홍장원 ‘싹 잡아들여’ 확인에... “계엄 무관, 간첩 수사 얘기”

조선 = 이진우 “대통령은 체포 지시도 국회 의결 저지 지시 없었다

- 어제 헌재 탄핵심판은 오후 2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몇 시간동안 이어졌습니다. 언론은 여러가지 발언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말을 1면 제목으로 뽑습니다. 한겨레 경향 동아 등은 윤석열 대통령의 “내가 선관위 군투입 지시했다”는 자백성 발언에 주목했습니다. 중앙 한국은 애초 가장 관심이 높았던 홍장원 전 국정원 차장 발언에 주목했습니다. 조선은 이진우 전 사령관의 “대통령 지시 없었다”는 발언을 1면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제목만 보면, 윤 대통령은 12·3 내란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기사의 소제목은 ‘홍장원, 정치인 체포 의혹 관련 “대통령, 대상자 지정하지 않아”’입니다. 홍 전 차장이 많은 말을 쏟아냈는데, 이 발언의 뒷부분 설명없이 이 대목만 부각시켰는데, 이렇게 하면 어제 상황을 거꾸로 보게 만들게 됩니다.

 

2) 사설 제목

한겨레 = 속속 드러난 ‘윤석열 거짓말’, 언제까지 계속할 건가

경향 = 윤석열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이게 나치가 벌인 짓이다

동아 = 尹 면전서 나온 “싹 다 정리해” 증언… 거듭 확인된 “의원 끌어내”

중앙 = 윤 대통령, 국군통수권자답게 계엄 진상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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