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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는 잘했나' 나훈아 왼손 논란에…김갑수 "비열한 노인"

SUNDISK 2025. 1. 1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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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는 잘했나' 나훈아 왼손 논란에…김갑수 "비열한 노인"

한경   김소연 기자   /   입력2025.01.14 07:30 수정2025.01.14 07:43

 

문화평론가 김갑수(66)가 은퇴 콘서트에서 정치권을 비판한 가수 나훈아(78)의 발언을 비판했다.

13일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는 '열받은 김갑수 '나훈아는 교활한 노인''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김갑수는 나훈아에 대해 "비열하다"고 평하면서 "중립 행보라기보다 자기는 어느 쪽의 편을 들고 있는데 입장 곤란할 때 저렇게 피해 간답시고 저렇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훈아는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라스트 콘서트 - 고마웠습니다!'에서 자기 '왼팔'을 가리키며 "너는 잘했나"라며 "우리 어머니는 형제가 어떤 이유가 있어도 싸우면 안 된다고 했다. 하는 꼬락서니가 정말 국가를 위해서 하는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큰 화제를 모으며 정치권에서도 야당을 중심으로 비판하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12일 공연에서도 "선거할 때 보면 한쪽은 벌겋고, 한쪽은 퍼렇고 미친 짓을 하고 있다"며 "1년 만 내게 시간을 주면 경상도 출신은 전라도에, 전라도 출신은 경상도에서 국회의원에 나가도록 법으로 정하게 하겠다"고 재차 말했다.

그러면서 논란을 의식한 듯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막 그런다. 그래서 제가 '네는 잘했나!'라고 한 것"이라며 "이게 무슨 말이냐, '그래 (오른쪽도) 별로 잘한 게 없어' 이런 이야기다. 그렇지만 '네는 잘했나' 이 얘긴데, 이걸로 또 딴지를 걸고 앉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오늘 마지막 공연이니까 속 이야기를 해야겠다. 국회의원인지 도지사인지 잘 들으라"며 "나보고 뭐라고 하는 저것들, 자기 일이나 똑바로 하라. 어디 어른이 이야기하는데 XX들을 하고 있느냐"고 덧붙였다.

김갑수는 "나훈아가 78세"라며 "그러니까 유명인이자 78세 먹은 한 노인의 음성으로 들어야 한다. '그 또래 노인들은 왜 그럴까'라는 관점에서 지켜봐야 할 거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태극기 집회 노인들, 집회까지는 안 나가더라도 한국에 사는 일반적인 70·80대 노인들의 일반적인 정서"라며 "경험적으로 이분들도 계엄령이 발동되면 민주주의 체제는 없어지고 개인 인권·자유가 사라지는 것을 안다. 그러나 그런데 '자유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느냐'는 것이 이들의 제일 큰 인식"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또한 "이들에게는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작동되는 현대사회가 굉장히 거추장스럽고 불편하고 사치스러운 것으로 생각한다"며 "거기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조선 놈은 강하게 때려잡아야 말을 듣고 그래야 나라도 발전했다'고 본다. “이분들은 한국이 최저 빈국에서 선진국으로 오기까지 강한 독재자들이 강한 힘으로 조선 놈들을 때려잡아서 여기까지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이 인식은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갑수는 또 "한국의 젊은층들 40·50대까지는 민주주의 효용성을 경험해서 정상적인 서방 민주주의가 온당하다는 것을 깨우쳤다"며 "70·80대는 안 변한다. 그러니까 나를 반대하는 세력은 옛날에는 '발(빨)갱이'했으면 됐는데 현실에서 잘 안 먹히니까 온갖 억지 소리를 한다. 나훈아씨가 경상도·전라도 일당독재라는 다른 논점을 들며 물타기를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김갑수에 앞서 지난 12일 박정훈 해병대 대령의 법률대리인인 김규현 변호사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제가 쳐들어오는데 '조선 니는 잘했나', 강간범이 있는데 '피해자 니는 잘했나'"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12·3 내란사태를 양비론으로 바라보는 태도 속에 담긴 위험을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11일 SNS에 "평상시 같으면 좌우 싸우지 말고 통합정신으로 정치를 잘해야 한다는 말씀이 지당하고 백번 옳지만, 12·3 내란사태는 전혀 다른 차원의 얘기"라며 "'우'도 문제지만 '좌보고 니는 잘했나' 이런 양비론으로 말하면 대한민국 정의는 어디에 가서 찾아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SNS에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비상계엄과 내란이 무슨 일이고, 왜 벌어졌는지, 누구 때문이고, 대한민국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우리 국민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고나 그런 말을 하는지 진심 묻고 싶다"라며 "그냥 살던 대로 살라, 당신 좋아했던 팬들 마음 무너뜨리지 마시고"라고 저격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측은 나훈아의 발언을 야권 인사들이 비난한 것에 부적절하다고 나서고 있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극히 상식적인 나훈아 씨의 콘서트 발언에 민주당이 감전이라도 된 듯한 반응을 보인다"며 "민주당은 자기편 안 들면 '가황'도 '내란선전죄'로 고발할 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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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주희연 기자   윤수정 기자  /  입력 2025.01.13. 00:55  업데이트 2025.01.13. 15:23

 

지난 주말 더불어민주당에서 가수 나훈아씨에 대해 “입 닫으라” “혼란 부추기지 말라”는 비난이 이어졌다. 나씨가 10일 은퇴 공연에서 비상계엄 사태 후 벌어진 국내 상황을 두고 ‘야당도 잘한 것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이유다. 대중가수가 시국에 대한 소회를 밝힌 것을 겨냥해 170석 거대 야당이 험한 말을 쏟아낸 것이다. 이에 나씨는 12일 “갈라치기 하지 말고 자기들 일이나 똑바로 하라”고 맞받았다.

 

나씨는 지난 10일 은퇴 공연 도중 자신의 왼팔을 가리키며 “니는 잘했나”라고 말한 뒤 두 팔을 들어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고 했다. 야당을 왼팔에 빗댄 것으로 해석됐다. 이어 “너희 하는 꼬락서니가 정말 국가를 위해서 하는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군인이 잡혀 들어가고, 어떤 군인은 찔찔 짜고 있다. 이런 상황을 북쪽의 김정은이 좋아한다”고도 했다.

 

◇이번엔 카톡 검열 논란… 野 “내란 옹호 퍼나르면 일반인도 고발”

나씨는 12일 공연에서도 “안 그래도 잘려 있는(분단된) 나라에서 선거 때 보면 한쪽은 벌겋고 한쪽은 퍼렇고”라며 “이런 나라를 물려주면 절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갈라치기는 안 된다. 우리 어머니는 형과 내가 싸우면 둘을 똑같이 팼다. 니가 잘했니 못했니 할 거 없다. 전부 패야 된다”고 했다.

 

일러스트=김성규

 

 

민주당은 나씨의 10일 발언이 알려진 뒤 집중 공격을 퍼부었다. 김원이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나훈아 참 웃긴 양반일세”라며 “세상일에 눈 감고 입 닫고 살았으면 갈 때도 입 닫고 그냥 갈 것이지, 무슨 오지랖인지”라고 썼다. “그냥 살던 대로 사세요”라고도 했다. 민주당 소속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심히 우려스럽다”며 “양비론으로 물타기 하고 사회 혼란을 부추길 일은 결코 아니다”라고 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나씨 발언을 겨냥해 “윤석열을 옹호하는 국힘도 정상적인 보수 정당이 아니지만, 그를 지키겠다고 나서는 자들도 우파나 보수일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애초에 좌우의 근본 이념이 뭔지, 자유민주주의가 뭔지도 모른 불쌍한 중생일 뿐”이라고 했다. 민주당 소속 한 변호사는 “일제가 쳐들어오는데 ‘조선 니는 잘했나’, 강간범이 있는데 ‘피해자 니는 잘했나’라고 하는 격”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비난이 이어지자 나씨가 12일 저녁 공연에서 “나를 뭐라카는 저것들, 지 일이나 똑바로 하라”며 다시 한번 현 시국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의견을 말하는 예술인들은 지지하고 독려해왔다. 그런 정당이 나씨에 대해서는 “입 닫으라”며 다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자신들이 현 정권에 대해 그토록 비난하던 ‘입틀막’과 다를 게 뭐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픽=이철원

 

 

민주당이 보수 성향 유튜버들을 ‘내란 선전죄’로 고발한 데 이어, 일반인들에 대한 고발 방침까지 공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 산하 허위조작감시단은 지난 10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하고 이를 옹호하는 주장을 퍼트려 내란 행위에 동조했다’며 보수 성향 유튜버 6명을 고발했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인터넷 커뮤니티, 카카오톡을 통해서도 내란 선동 가짜 뉴스를 퍼 나르는 것은 충분히 내란 선전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단순히 퍼 나르는 일반인이라 할지라도 단호하게 고발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고발한 유튜버들은 실제로 탄핵 국면에서 “국회는 민주당 간첩 소굴” 등 확인되지 않거나 자극적인 주장을 폈다. 하지만 극단적 유튜버들의 일탈을 고발하는 것과, 일반인들이 뉴스를 공유하는 행위에 ‘내란 동조’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차원이 다른 얘기라는 지적이다. 진영 논리가 극에 달해 있는 상황에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내란 선동’인지 판단하는 기준부터 임의적·자의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훈아씨 발언 같은 단순한 의견 개진이나 정치적 의사 표현도 민주당 입맛에 맞지 않으면 ‘내란 동조·선동’으로 몰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여당에서는 ‘인민재판’ ‘민주당의 틀에 감금’ 같은 비판이 쏟아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 “김어준을 국회에 불러 가짜 뉴스 유포의 장을 마련해준 야당이 오히려 일반인의 카카오톡을 (내란 선동) 가짜 뉴스로 매도하며 고발하겠다고 한다”며 “지독한 이중 기준”이라고 했다.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가짜 뉴스나 여론 조작에 대해 단호한 대응을 하겠다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가짜 뉴스를 조직적으로 퍼 나르는 행위에 대해서, 신고·고발이 되면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지 개별적 시민들에 대해 검열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야권에서는 이미 이와 관련한 법까지 나와 있는 상태다.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은 지난 6일 ‘소셜미디어나 집회 등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유포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카톡 검열법’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국민의힘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야당은 자신들의 선전·선동에 넘어가지 않는 국민을, 야당을 비판하는 국민 전체를 범죄 혐의자로 몰아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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