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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과 총수들의 원팀, 진짜 팀이 맞나

SUNDISK 2024. 9. 1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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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곽도영]용산과 총수들의 원팀, 진짜 팀이 맞나

동아일보   곽도영  기자    /    2024-09-13 23:12

 

재계 총수들은 추석에도 마음이 가볍지 않을 것 같다. 연휴가 끝나자마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등은 19일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공식방문길에 경제사절단으로 함께 떠난다. 4월 총선 참패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용산과 재계의 ‘원팀’ 해외 여정이 재개된 셈이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던 걸로 전해진다. 대한상의는 8월 중순 1차로 참가 기업을 모집했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시원찮았다. 경제사절단 주관단체인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당연히 참가해야 하는 최 회장을 제외하곤 나머지 총수들 모두 처음엔 참가를 주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체코에 공장도 없고 판매 지점만 두고 있다. 이번 대통령 방문 때 맞춰 발표할 투자나 협력 방안 등 ‘선물 보따리’가 여의치 않다고 판단했다. 현대차는 체코에 공장이 있지만 그 시기 정 회장의 주요 일정이 잡혀 있었다. 8월 올림픽 선수단 격려에 이어 9월 체코 방문 행사에 잇달아 참석하는 게 일면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총수들의 참여가 저조하자 대한상의는 모집 기간을 늘렸다. 기업들은 결국 출국 3주 전까지 “삼성은 가는지, 현대차는 가는지”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재계 관계자는 “불참 의사를 이미 밝혔는데도 용산에서 ‘일정에 무리 안 가는 선에서 가급적 4대 그룹 총수는 참석해 달라’고 메시지가 왔다”고 귀띔했다.

이 회장은 매년 추석 연휴에 해외 사업장을 찾아 임직원을 직접 격려하고 현장을 점검해 왔다. 이번에도 사전에 한 곳을 정해 준비해 왔지만 체코 방문에 동행하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방문지를 급히 변경했다. 다른 총수들도 기존 일정들을 모두 미루고 방문 준비에 돌입해야 했다.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몇 주, 혹은 몇 달 전부터 준비했을 최고경영진 보고를 갑자기 늦춰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치자. 방문 성격에 맞춰 갑자기 관련 사업 현황과 사회공헌 내역 등 자료를 준비해야 하는 것도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기업 입장에서 무엇보다 최악인 것은 수개월 전부터 해외 고객사 경영진과 조율해 잡힌 미팅 일정을 직전에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통령 행사 참석을 위해 서너 주 뒤, 때로는 바로 다음 주 잡혀 있던 미팅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것을 미국과 유럽의 최고경영자들은 보통 이해하지 못한다.

지난해 경기 침체의 늪 속에서도 총수들은 윤 대통령의 숱한 해외 순방 일정에 함께했다. 연말에는 부산 엑스포 위로 행사에서 그 유명한 ‘총수 떡볶이 먹방’도 남겼다. 경제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가기 위한 민관의 원팀 정신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정부가 국내에선 주요국 어디에도 없는 주주 충실 의무 법제화 같은 포퓰리즘 정책을 추진하면서, 해외에서 함께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를 연다고 갑자기 원팀이 되긴 어렵다.

‘팀’에 대해 국어사전을 찾아봤더니 ‘같은 일에 종사하는 한동아리의 사람’으로 정의돼 있었다.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부여받는 동시에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를 지원하며 협업하는 조직을 뜻할 것이다. 2년간 용산과 총수들이 보여준 원팀은 과연 이 정의에 들어맞는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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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해외순방에 또 재계 총수 들러리 세우나

[이충재의 인사이트] 9월 체코 방문에 대그룹 총수들 또 동행...해외 순방 성과 포장용 의심

 

오마이뉴스  이충재    /    24.08.26 06:24l최종 업데이트 24.08.26 07:04

 

▲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2월 6일 부산 중구 깡통시장에서 재계 총수들과 함께 떡볶이 튀김 빈대떡을 맛보고 있다. 오른쪽 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윤 대통령, 박형준 부산시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월 체코 방문에 또 재계 총수들을 동행키로 하면서 '들러리' 논란이 다시 불거집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해외순방 때마다 유독 재계 총수들을 많이 데려갔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같은 행태를 보인다는 겁니다. 재계에서도 뚜렷한 이유도 없는 잦은 순방 동행에 압박감을 느낀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일각에선 권력과 기업 간의 새로운 정경유착 유형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윤 대통령의 다음달 체코 방문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경제사절단에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차 그룹에선 정의선 회장을 대신해 장재훈 사장이 동행한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의 체코 방문은 신규 원전 건설이 주요 현안인데, 양국이 무역촉진 협정을 체결하면서 재계 총수들을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재계에선 체코와 무역규모와 사업 진출 전망 등을 고려할 때 굳이 재계 총수들을 데려갈 필요가 있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결국 윤 대통령이 자신의 성과로 포장하기 위해 기업 총수들을 들러리 세우는 것 아니냐는 얘깁니다.

윤 대통령의 재계 총수 동행은 구체적인 숫자로도 확인됩니다. 윤 대통령은 그간 해외를 18번 나갔는데, 절반 가까이 기업인들과 함께 갔습니다.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각각 7차례 동행했고, 구광모 LG 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은 각각 6차례 따라다녔습니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5차례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정부에서도 재계 총수들을 해외 순방에 동행시키는 경우가 있었지만 윤 대통령처럼 빈번하지는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의 재계 총수 동행은 재임기간을 고려할 때 문재인정부보다 4배 정도 많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재계 총수 해외순방 동행의 성과에도 의구심이 제기됩니다. 윤 대통령은 재계 총수들을 데리고 나간 해외순방때마다 MOU(양해각서) 체결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체결된 MOU 가운데 실제 이행된 건 10%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계에선 경제사절단 모집에서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번 체코 방문과 관련해 대통령실에선 "경제사절단은 주관단체에서 모집, 선정하는 데 체코의 경우 대한상의에서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경제사절단 선발은 아예 MOU 체결 건수를 염두에 두고 모집한다는 게 기업들 주장입니다. 해당국가와 비즈니스 성과가 기대되거나 MOU 체결이 예정된 기업 등이 우선 선정된다는 겁니다.

기업엔 각종 특혜 베풀어 '신정경유착' 비판

윤 대통령의 재계 총수 동원은 해외순방뿐만이 아닙니다. 국내 주요 현안과 관련해서도 걸핏하면 손을 내밉니다.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재계 총수들을 '떡볶이 먹방'에 이용한 게 대표적입니다. 당시 총선을 몇 달 앞두고 부산 민심이 흔들리자 대통령실이 재벌들에 SOS를 쳤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파행으로 끝난 세계 잼버리 대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외 할 것 없이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자 대기업들에 도와달라고 요청해 기업들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지원에 나섰습니다.

윤 대통령이 이렇게 기업들을 마구잡이식으로 동원할 수 있는 건 그만큼 혜택을 베풀기 때문입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첫해 광복절 특사에서 이재용 회장과 신동빈 회장을, 지난해 광복절에는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등 기업총수들을 대규모 사면·복권해줬습니다. 수백억대 횡령과 배임, 상습도박 범죄자들이 모두 사면복권됐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법인세 등 기업들을 위한 감세는 물론이고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공시기준 완화 등 친재벌정책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학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선 윤 대통령과 재벌 간의 새로운 형태의 정경유착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정치와 대기업의 지나친 유착이 부정부패로 이어졌던 사례가 많아서입니다. 기업들 입장에서도 정부의 특혜에 길들여지다보면 국제적 경쟁에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윤 대통령으로서도 이런 행태가 자신이 강조하는 '자유'와 '시장경제'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언제까지 재벌을 병풍삼아 정치행위를 계속할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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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알아야 바꾼다  2024.09.15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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